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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연기논문읽기8-현상학적 입장에서 존재란?

퓨리오사24 2024. 8. 2. 17:35

3) 현상학적 입장에서 바라본 존재

 

현재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을 규명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인간 존재를 현상을 인식하는 지각체계로서 설명한 현상학의 도움을 빌어 보자.

지각 현상학을 설파한 퐁티(Ponty)는 존재의 문제를 삶을 통해 체험하는 나의 신체의 문제와 동시에 사람을 통해 체험하는 나의 지각의 문제로서 다루고 있다. 그는 지각체계의 주체로서 신체를 강조했는데 이것은 정신/신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의 신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의 통합체로서 육화된 주관성을 의미한다. 철학적인 설명이라 내포된 의미가 복잡하지만 조금 단순화시켜본다면 흔히 우리가 몸으로 사고한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상태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그에게 있어 존재의 문제는 신체에 대한 혹은 체험된(live through) 바의 세계에 대한 우리 자신의 전객관적 현전으로서의 경험이라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개인적 의식(consciousness)’실제(the real)’ 사이의 살아있는 경험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때 실제라는 것은 우리가 눈으로 관찰 가능한 사물을 의미하거나 언어로 이해되는 것을 뛰어 넘는다. 오히려 감각적이고 정신적인 현상으로서, 인식이나 숙고와 관계를 맺는 세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상학에서 존재란 신체와 정신이 통합된, 그러한 지각 구조를 지니는 통합체가 외부세계와 관계맺는 경험 속에서 설명될 수 있다. 여기서는 더 이상 내부와 외부, 몸과 정신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의미가 없으며 모두 통합된 형태의 지각체계로서 인식되어 그것을 통해 일어나는 경험, 즉각적인 반응이 존재를 결정짓게 된다는 것이다.

 

내부적 경험외부적 경험간의 이분법은 사라지며 이와 더불어 외부적인행동의 신비한 내적인대응물로서의 정신적 삶이란 개념도 사라진다. 즉각적으로 주어진 것(the immediate)은 더 이상 심리적 삶의 의미없는 원자가 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 자신과 타인들의) 행동의 구조로서, 내재적 의미성(significance)이 흠뻑 스며들어 있는 하나의 전체인 것이다.

 

즉각적인 것, 즉흥적인 것은 이성, 판단과 같은 사고체계에서는 충동적인 것이며 의미없는 것이었으나 몸-마음의 통합체로서의 지각구조에서는 오히려 구체적 경험을 일으키는 의미있는 것이 된다. 외부적 자극을 통해 일어나는 경험과 내부의 경험이 일치하기에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들은 지금 이 순간에 우리를 존재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