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액티비티를 극단화
마이즈너가 ‘준비(preparation)’라고 얘기한 부분이라 볼 수 있다. 자신이 등장하는 장면이 살아있는 감정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는 장치라고 규정하고 있다. 필요로 하는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상상의 상황을 창조하고 그것이 얻어질 때까지 상상해야 한다. 이 상상의 상황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배우 자신에게 감정적으로 크게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장면과는 반드시 연관되어 있을 필요는 없다.
배우에게 ‘상상력’은 “연기의 시작이요 끝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스타니슬라브스키는 행동의 요소 중 ‘만약’과 ‘주어진 상황’도 상상력이 밑바탕으로 자리 잡고 있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앞서 액티비티의 이유를 상상하는 단계를 경험했으면 이제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이유를 더욱더 극단화할 필요가 있다. 가령 그 액티비티를 수행했을 때 ‘그건 멋진데’, ‘좋겠어’ 정도가 아니라 ‘그건 너무 흥분되는데’, ‘생애 최고의 순간이야’와 같은 반응이, 혹시 수행하지 못했을 때는 ‘안되는데’ 정도가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비참한 일이야’, ‘죽고 싶은데’와 같은 반응이 나올 정도가 되어야 한다. 심지어 상상하기 끔직한 일들도 적용해 보기를 원한다. 다음은 극단화의 좋은 예이다.
샤론은 딸이 좋아하는 스웨터에 아주 특별한 나비 문양을 수놓는 액티비티를 하고 있다.
그 나비문양은 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샤론이 수를 놓고 있는 이유는, 뺑소니차에 치여 죽은 딸에게, 자신이 짠 스웨터를 입히고, 오늘 장례를 치르길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는 실제 딸을 가진 샤론에게 상당히 불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액티비티의 이유를 극단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행위의 실제성, 진실의 요소를 덧붙인다면 샤론은 실제 딸의 스웨터를 가져오고 딸이 좋아하는 무늬를 택할 수 있다. 가상의 상황은 샤론의 딸이 뺑소니 차에 치어 죽었다는 것과 오늘이 딸의 장례식이라는 것이다. 진실의 요소는 샤론이 그 가상의 상황을 받아들이는데 큰 효과를 줄 것이다. 바느질하는 손은 떨릴 것이고 눈물은 멈추질 않을 것이다.
또는 학생들은 상상력을 동원해 액티비티의 방향을 조금 바꿀 수도 있으며 여러 형태로 다양화 할 수도 있다. 샤론의 딸은 뺑소니차에 치여 일주일간 혼수상태로 있다가 기적적으로 회복되어 3주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오늘 샤론은 딸을 병원에서 집으로 데려오려 하며 스웨터를 깜작 선물로 준비하여 오는 길에 입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스웨터에 무늬를 수놓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앞의 예와는 다른 방향이지만 마찬가지로 그 이유가 극단화되어 있다 볼 수 있다. 이것은 가상의 상황을 극단화하여 받아들이게 되는 예로써 그 안에는 몇 가지 규칙이 있다.
① 액티비티는(activity)는 신체적인 어려움이 있어야 하며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좋다.
② 액티비티는 극단적으로 의미있는 것이어야 한다. 당신을 위해!
③ 모든 점에서 구체적이어야 한다. 일반적인 부분이 있다면 일반적인 연기밖에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