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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연기논문읽기4- 즉흥훈련의 목표는?

by 퓨리오사24 2024. 7. 28.

그리고 극단에서는 연기자 훈련을 위해 보알(Boal)이 제시한 기초적인 훈련들을 해보는 시간을 갖거나 공동창작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나갈 때 주제를 위한 장면들을 즉흥적으로 실행해보면서 첨삭을 통해 장면을 완성해나가는 과정을 경험했었다. 그리고 연극작품 연습에서는 진실된 감각과 감정을 획득하기 위해 즉흥을 활용했었다. 텍스트에 드러난 장면이외의 것을 즉흥적으로 행해봄으로써 반복을 통해 퇴색되거나 상상력 부족으로 인해 구체적이지 못했던 상황을 살려내는 리허설 기술로서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밖의 여러 워크숍에서도 마찬가지로 놀이성에 기초한 접근으로 배우의 의식을 자유롭게 하고 신체의 자유로움을 위해 확장된 표현을 가능하도록 훈련하는데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었다.

이들 훈련들은 모두 필자에게 유용하고 흥미로운 수업이었다. 그 훈련의 방향성과 의미를 알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 훈련들을 통해 내 몸과 의식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배우들은 살아온 세월의 습관들만큼 쉽게 바뀌지는 않았다. 여전히 수줍어서 자신을 표현하는데 두려움을 갖거나, 즉흥상황에 순발력있게 대처하며 관객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던 배우도 막상 텍스트가 있는 작품에서는 모든 자발성을 상실하기도 했다. 즉흥의 개념처럼 그것은 일회적인 일로 끝나버리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필자는 즉흥 훈련이 주는 이 유용함들을 어떻게 훈련해야 일회적인 것에 그치지 않을지, 단순히 놀이성을 통해 본능의 확장을 이루는 것 이외에 어떤 방식의 접근이 이 때의 경험을 지속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색하고 싶었다.

그럼 여기서 즉흥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되물어보자. ‘즉흥성의 개발이라고 한다면 틀린 대답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즉흥성은 무엇인가? 즉흥성의 본질을 파고든다면 현재성, 자발성, 통합된 존재, 상호작용 등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필자가 경험했던 이전의 즉흥과 액션씨어터 즉흥 사이의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대부분의 즉흥이 현재성, 자발성, 통합된 존재, 상호작용과 같은 즉흥성에 기반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현재성을 일회성으로 이해하거나, 자발성을 놀이적 본능으로 이해하며 그 개념하에 훈련을 이끌어 갔었다. 반면 액션씨어터의 작업은 즉흥성을 현재와 존재에 맞춤으로써 외부 세계와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인지의 체계를 확장시켜 다르게 존재하도록 근본적인 감각을 바꾸어 놓았다. 이로써 놀이성이라는 일회적 한계라는 극복하고 몸 안에 새로운 인지체계를 만들어 즉흥성이 지속적으로 길러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