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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연기논문읽기3-즉흥훈련의 한계

by 퓨리오사24 2024. 7. 27.

2) 놀이성에 기초한 즉흥훈련의 한계

 

필자는 학부과정에서는 제임스 셔먼(James Shaman)에게서 <즉흥연기> 수업을 받았고 대학원 과정에서는 피터 윌슨(Peter Wilson)에게서 <즉흥극 워크숍>이란 수업을 아동청소년극 전공자들과 함께 받았었다.

<즉흥연기> 수업에서는 주로 교사가 제시하는 조건이나 상황 속에서 배우가 이야기를 이어나가 상황을 구축해나가는 즉흥을 훈련 받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연기의 기초를 마련하는 연습과제들 또한 수행했다. 예를 들어 앞에 나가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아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불러일으킨다거나 대중 앞에 서는 것에 대한 부담을 없애는 것, 다섯 개의 인물유형을 선택하고 막을 통과하면서 다른 인물이 되어 상황에 적응해나가는 것 등이었다. 방대한 형식과 내용 속에서 이루어졌기에 그것을 일일이 분류하거나 구분지을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수업이 일상적 상황을 주고 그 상황을 즉흥적으로 헤쳐나감으로써 여러 상황들을 경험하고 그것에 순발력있게 대처하면서 자연스럽게 상황 속에 있을 수 있도록 훈련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었다.

<즉흥극 워크숍> 수업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즉흥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공간을 인식하고 이동하는 것, 감각적인 것을 경험하는 훈련들과 같은 웜업(warm-up) 형태의 훈련이 있었으며, 상황을 구축해나가는 훈련에서도 대부분 놀이 형태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자면 형용사로서 인물의 상태를 그리고 알아맞추는 게임을 하거나, 각자 비밀을 한가지씩 가지고 파티에 가서 사람들과 만나보는 식의 놀이적 성향을 띠고 있었다. 그리고 비올라 스폴린(Viola Spolin)의 즉흥방법을 적용하여 관객이 3W(where, who, what)을 정해주면 그것을 가지고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즉흥, 거기에 필요하다면 코메디, 경극, 사극 등과 같은 여러 스타일을 집어넣어 연기해보는 훈련을 해보았고, 마이클 리(Michael Lee)의 즉흥 기술, 즉 여러 배우들에게 각각의 상황을 주고 이들이 서로 만나서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장면을 극화하는 방식을 실험해보았다. 그리고 장면을 만들기 위한 테크닉으로써 빈의자(Empty chair)나 핫시팅(Hot sitting)기법을 적용하여 즉흥적으로 인물을 구축하고 장면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해보았다. 이 수업은 아동청소년 연극 전공자들을 위해 개설되었기에 배우에게 자유로움을 줄 수 있는 놀이적 본능을 불러일으키고, 즉흥을 이용하여 장면을 구축하고 연극을 창작해보는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고 본다.

이외에도 즉흥기술을 이용하는 수업으로 <움직임3>, <창조적 움직임> 등이 있었다. 이 수업의 기초는 대부분 코포나 마임, 가면의 전통에서 나온 즉흥이라 볼 수 있겠다. 따라서 즉흥을 통해 신체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언어를 배제한 상태에서 보다 명확한 행위를 찾아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었다. 대부분 가면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통해 나를 잊고 내가 아닌 어떤 인물로서 있을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맛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