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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연기논문읽기1-루스자포라의 액션씨어터에 대해 이해하는 첫걸음

퓨리오사24 2024. 7. 25. 16:24

감각으로써 즉흥으로의 시각 전환을 통한 즉흥훈련의 일회적 한계 극복의 가능성 탐구

-루스 자포라 액션씨어터즉흥기술 연구를 중심으로

 

 

1. 문제 제기

 

대부분의 초보 연기자들은 기초훈련으로 즉흥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표현에 대한 억압을 해소해주고, 상상력을 개발해주며, 다양한 표현을 탐구할 수 있도록 하며, 어떤 상황에 유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개발해주고,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있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즉흥훈련은 다양한 효과를 위해 여러 형태로 변형되어 왔으며 다양한 장르에서 복합적인 용도로 쓰이고 있다. 연극의 역사 속에서 그 흔적을 찾아보자면 연극의 기원과도 관련이 있다. 애초에 연극은 제의나 축제행렬 속에서의 즉흥적 행위로 출발하여 텍스트와 만나면서 그 역할이 축소되어 왔다. 이후에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아 코메디아 델아르테와 같은 양식으로 그 맥을 이어왔다. 19세기이후에 텍스트를 중심에 두는 인식의 변화로 즉흥성에 대한 요구는 많이 사라진 듯 하나 스타니슬라브스키는 텍스트와 재현이라는 문제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진실되게 그 상황을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즉흥훈련들을 적용해왔다. ‘에뜌드라는 틀을 갖춘 즉흥 훈련을 통해 배우가 상황을 인식하고 그 안에서 즉흥적으로 반응하며 무대 위의 진실감각을 획득하려 한 것이다. 1960년대에는 연극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실험적인 연극에서 즉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으며, 훈련으로써 뿐아니라 무대 위에서 거침과 날것의 생생함을 즐기기 위해 즉흥 기술자체를 연극무대에서 직접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통해 연기자 훈련으로서 즉흥훈련은 연기자의 억압의 요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자유로운 표현들을 획득하기 위해, 혹은 공동창작을 위한 사전작업으로써 이용되어 왔다.

그 중 연기자를 위한 훈련으로써 즉흥은 주로 놀이와 같은 형태를 띠면서 배우들을 자유롭게 하고 상상력을 키우는 쪽으로 이루어져 왔다. 잊혀졌던 어린 시절의 놀이감각은 배우에게 몸과 마음을 해방시켜 표현의 자유를 주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습과제들이 놀이성에 초점을 두기에 배우들은 한번 시도해본다는 정도의 일회적인 접근에 그치에 되는 경우가 많으며 정확히 이 훈련이 무대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 그 연관성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가 경험했던 수많은 워크숍과 수업들을 통해 다른 배우를 관찰하면서, 또 본인 스스로 느꼈던 문제점을 통해 필자는 즉흥이 배우에게 줄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 다른 방향에서 탐구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본인이 경험했던 액션씨어터(Action Theater) 즉흥훈련에서는 이 문제 인식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액션씨어터라는 즉흥훈련은 기존 훈련에서와는 달리 내 몸에 또다른 감각이나 인지체계를 형성했다. 필자는 이를 단순히 상황에 적응하는 자발성과 다르며, 우리가 흔히 즉흥성이라 부르는 순발력과도 차이가 있어 다르게 인식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차별화하기 위해 몸에 길러진 하나의 감각으로써 즉흥이라 인식하게 되었으며 즉흥감각이라 개념화하게 되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즉흥훈련 경험과 달리 액션시어터의 즉흥 훈련은 어떤 접근을 하고 있기에 이러한 결과를 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기존 즉흥훈련과 액션씨어터 훈련의 차이를 발견하고, 인지체계의 확장이 연기자에게 어떤 감각을 형성하는지, 즉흥감각은 배우의 몸에 어떤 상태를 만들어내는지, 또한 이러한 배우의 상태가 배우의 존재(현존)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주는지 그 연관성을 파악하고, 또 그 즉흥 기술의 비밀을 밝혀내어 연기자 훈련에 또다른 효과를 줄 수 있는 즉흥의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