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써두었던 연기 관련 논문들을 다시 정리하고 읽어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앞으로 몇 차례 논문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흥미가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공유드립니다.
보다 부지런해져야겠다는 고민 끝에 도전해봅니다.
샌포드 마이즈너(Sanford Meisner)의 교감훈련에 있어 주어진 상황에 대한 인식 연구
엄 옥 란(단국대 강사, 연기자, 액팅코치)
1. 들어가는 글
2. 메소드연기 3인방의 연기 접근의 차이
3. 샌포드 마이즈너의 훈련법의 중요개념
1) 행위의 실제성(reality of doing)
2) 반복훈련(repetition)
3) 꼬집기와 아얏(pinch and ouch)
4. 즉각반응에서 주어진 상황까지의 훈련 단계
1) 기계적 반복(mechanical repetition)
2) 관점(point of view)-단어에서 문장으로
3) 세가지 순간 연습(three moment exercise)
4) 문두드리기
5. 주어진 상황을 만들어가는 기법들
1) 액티비티(activity) 찾기
2) 액티비티를 극단화
3) 관계맺기(in the relationship)
4) 절박해지기(raise the stakes)
6. 나가는 글
1. 들어가는 글
연기훈련에 있어 메소드 연기의 훈련방법은 기초적 방법론으로 각광을 받아오고 있다. 특히 매체의 발달로 영상 관련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보다 자연스러운 연기, 확대된 영상에서도 진실함이 느껴지는 연기에 대한 목마름으로 메소드 연기훈련법에 대한 요구는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메소드 연기를 규정하는 기준이 모호할뿐더러 그 방법론에 대한 이해도 편협한 편이라 볼 수 있다. 흔히 메소드 연기방법은 리스트라스버그가 설파한 정서적 기억과 감각의 기억을 이용한 내적 진실의 추구로 국한되어 이해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처음 출발을 같이 한 메소드 연기의 주창자들은 자기 나름의 방법론을 모색하며 연기훈련의 중심점을 조금씩 달리해나갔다. 리스트라스버그(Lee Strasberg,1990-1982)의 메소드 연기훈련방법 이외에 메소드 연기의 3인방이라 불리는 스텔라 애들러(Stella Adler, 1990-1992), 샌포드 마이즈너(Sanford Meisner, 1905-1997)의 방법론은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몇 논문을 통해 그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애들러는 기존의 훈련방식을 지양하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인물의 정서를 어떻게 배우가 행동으로써 발견하고 구축할 수 있는가에 대한 훈련으로 발전해나갔다. 마이즈너는 스타니슬라브스키가 얘기했던 배우훈련에 있어 교감의 필요성을 확대하여 자신만의 방법론을 구축해나갔는데 대표적인 훈련법이 ‘반복훈련’이다. 결국 이들의 연구는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시기별 연기훈련방법의 발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가상을 연기하는 배우에게 진실한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서적인 면에서 집중했던 것이, 구체적인 상상을 통해 주어진 상황을 이해함으로써 진실에 가까워지고자 했으며, 자기 안에서의 상상이 스스로에게는 완벽한 인물화를 가져오지만 상대배우와의 반응에 있어 결점을 남기기도 한다는 판단하에 마이즈너는 상대를 통해 그 순간 반응이 일어나는 연기훈련법에 주목했다.
마이즈너의 훈련법은 상대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라는 측면에서 연기훈련방법 역사에 있어 상당히 의미가 있다. 반복훈련을 통해 상대을 보고 듣는 훈련의 효과는 상당하며 무엇보다 순식간에 연기의 진실된 순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훈련이 기초훈련의 과정에서 효과를 지니지만 텍스트로 넘어갈 때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즉흥성과 텍스트, 주어진 여건들은 늘 상충하게 되기 때문이다. 플레이백씨어터(Playback Theater)와 액션씨어터(Action Theater)를 10년 정도 해온 필자는 즉흥훈련을 통해 공연에서 즉흥성이 최대화되는 경험을 했으며 그것이 현장 공연의 묘미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해왔다. 그러나 이들 즉흥공연들도 상황을 주거나 텍스트에 적용할 때는 그 생명력을 잃어버리는 결점이 있음을 보았고 이에 대한 해결점을 찾고 싶은 욕구를 느꼈다.
그런 점에서 마이즈너의 훈련법에 있어 텍스트로 넘어가는 연결고리로써 주어진 상황을 구축하고 반복훈련에 적용하는 방법은 필자의 흥미를 끌었다. 기초연기과정에서 주어진 상황을 인식하는 방법은 어떻게 이루어지며 이를 위한 세밀한 방법들은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이 논문을 통해서 연구해보고자 한다.
먼저 메소드 연기3인방의 연기법들을 비교하고 그 차이를 살펴보면서 마이즈너가 추구해나간 연기의 핵심들을 살펴볼 것이다. 이러한 핵심이론들을 위해 어떤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는 지, 그 단계별 훈련의 지향에서 주어진 상황에 대한 인식이 어떤 지점에서 필요하게 되는지, 그것을 어떤 식으로 적용해 나가는지를 살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