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즉각반응에서 주어진 상황까지의 훈련 단계
반복훈련의 기본 개념과 모델은 작업 과정에서 조금씩 변화해간다. 즉 악기의 스케일링 단계에서 점차 주어진 곡을 연주할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 단계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는 상황 즉흥 훈련의 한계를 넘어서서 어떻게 더 발전된 모델을 제시하는지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이 장에서는 개념적인 설명보다는 실제적인 예들을 통해 실질적인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기계적 반복(Mechanical Repetition)
진짜로 듣는 능력을 기르기 위한 1단계의 기계적 반복에서는 세명이 한조를 이루어 두 명은 행위자가 되고 한명은 관찰자가 된다. 둘은 마주앉아 한 사람이 고개를 돌렸다 볼 때 관찰자가 시작을 외치면 고개를 돌려 상대에게서 처음 본 것을 단어로 말한다. 역할을 바꾸어 여러 차례 연습한다. 이후 이것이 잘 이루어지면 다음의 단계로 넘어가 처음 말한 단어를 상대가 반복한다. 그리고 다시 말한 것을 반복해서 말한다. 이 때 유의할 점은 들은 대로 말한다는 것이다. 들은 것을 더 정확히 하려 하거나 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꾀꼬리처럼 반복하고 있다거나 미리 추정하고 말하게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즉, 듣고 있는 척 하지 않고 실제로 들어야 한다.
처음 시작하는 학생은 관찰자의 시작 소리에 맞춰 상대 파트너에게 고개를 돌리고 맨처음 본 것을 말한다. 그것은 신체적 관찰이어야 한다. 처음 본 것이 눈이라면 “눈”이라고 외치고 초록색 스웨터라면 “초록색 스웨터”라고 외친다. 추측이어서는 안된다. 기분이 나빠 보인다거나 날 안 좋아한다는 식이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 단어들을 반복하다가 중간에 실수가 일어나 발음이 꼬인다거나 하면 꼬인 상태로 반복해야 한다. 이미 과거가 되어 버린 것이다. 현재는 꼬인 발음의 단어임을 인지하고 그것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