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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논문읽기5-마이즈너의 반복훈련 이해

퓨리오사24 2024. 7. 22. 13:12

2) 반복훈련(repetition)

 

마이즈너 훈련의 기본은 반복훈련에서 시작된다. 그는 진실된 연기, 실제를 행하는 연기의 기본을 듣는 것에 두었으며, 그 행위의 연료를 상대 배우, 파트너에게 두었다. 그리고 파트너에게 모든 순간 잘 반응하고 열려 있을 때, 상대에게 온전히 자신을 맡길 때 모든 걸 얻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반복훈련을 음악가들의 스케일(scale) 연습에 비유한다. 연기의 모든 것들에서 가장 단순한 단계로 끌어내려서 훈련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내가 사라지고 오로지 연기 속에 있는 나만이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반복훈련의 기본 형식은 파트너와 둘이 마주앉아 한 사람이 본 것을 말하고 파트너는 그것을 들은 대로 반복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본 것을 단어나 문장으로 말함으로써 혹은 들은 것을 반복함으로써 본질적인 행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들은 것을 반복하는 순간은 생각하거나 이성적인 것이 개입되는 것을 없애고 그 순간을 인지하는 쪽으로 체계를 바꾸어 놓는다. 그 순간 충동을 느끼는 순수한 상태를 훈련하게 되는 것이다.

스타니슬라브스키는 자신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능력을 감각기관(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의 유기적인 활동 및 생각하고 행동하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마이즈너는 이러한 감각의 영역 중 보고 듣는 감각을 확대하며 집중의 대상을 분명히 하고자 했다. “배우는 무대에 머무르는 매 순간 관객석은 물론 무대 위에도 집중의 대상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스타니슬라브스키와 생각을 같이 하며 집중의 대상을 상대를 보고 듣는 것에 두고자 한 것이다. 여기서부터 반복훈련의 개념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결국 매 순간을 살아있는 순간이 되게 하는 능력을 길러나가게 만든다. 내가 연기하려는 태도, 내가 무언가를 표현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상대에 집중하고 상대를 통해서 내가 행동할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마이즈너는 지적인 접근을 거부한다. 사실, 그는 그룹 씨어터 시절 책상에 빙 둘러 앉아 희곡을 지나치게 분석해서는 많은 정보를 머릿 속에 담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연기는 가슴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머리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연기는 지적인 것이 아니라 본능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신념이 반복훈련을 창안한 동기라고 밝히고 있다. ‘반복은머리로 하는 모든 작업을 제거하고 진실한 충동으로 이끄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반복훈련은 마이즈너의 연기훈련법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그의 훈련 방법이 위대한 것은 기존 연기훈련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방법을 자신의 연기 개념을 실천해 줄 방법으로 새롭게 창안해내었다는 것에 있다. 그러므로 더욱 배우들에게 실제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것이다.

 

3) 꼬집기와 아얏(pinch and ouch)

 

반복훈련은 들은 것을 반복하는 훈련이다. 이러한 반복에서 충동은 어디에 있는가? 이것을 설명해줄 수 있는 것은 꼬집기와 아얏의 개념이다. 흔히들 반복훈련은 지루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반복의 순간에 지루함이 표현되거나 웃음을 참지 못하거나 하는 변화의 순간이 온다. 이와 같은 진정한 반응의 순간을 마이즈너는 꼬집기와 아얏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꼬집혔을 때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이 곧 아얏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그 사이에 이성적인 사고의 과정은 없다. 내가 반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반복의 과정이 있는 것이고 그 반복의 과정을 통해 진정한 충동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는 개념이다. 배우들은 이 순간을 놓치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복훈련은 배우에게 지루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반복이 당신에게 하고 있는 것을 낚아채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이 뭐든지 상관 없다. 반복이 지겨운가? 그때야말로 변화할 수 있다. 혹은 파트너의 소리가 작아서 괴로울 경우, 그 사실로부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너는 나를 화나게 하고 있어.” 달리 말해 당신의 본능이 그의 행동에서 변화를 낚아채는 것이고 대화 역시 바뀔 것이다.

 

예를 들어 너 골 때리게 생겼어.”라고 꼬집기를 하면 다시는 그렇게 말하지마.”라고 아얏 반응이 나온다. 그 반응은 당신이 말하고 싶은 것이거나 당신이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말이 아니며 파트너로부터 받은 것이고 그것이 당신에게 한 것 때문에 당신이 말해야 하는 것일 것이다. , 당신 안에 말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있으며 그것을 말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실제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과 유사하다. 거듭되는 반복훈련을 통해 결국 상대에게 반응하는 것이 진짜가 되는 순간을 만들어내서 순간에 충실하게 되며 스스로에게 솔직한 본능적 순간을 표현하게 된다. 그것은 남들이 바라는 모습이거나 스스로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모습이 아니라 진정한 당신인 것이다. 이로써 반복의 땅"에서 벗어나 인간의 땅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기존의 즉흥연기 훈련과 다른 점이라 볼 수 있다. 상황을 주고 즉흥을 하게 하는 기존 상황 즉흥 훈련 시에는 다음을 생각하고 어떻게 처리할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되는데 비해 반복훈련을 통한 마이즈너의 즉흥훈련은 말할 것이 파트너에 의해 주어짐으로 반응하는 것에 본능을 내맡기는 훈련이 되며 여기에 생각의 과정은 필요가 없게 된다. 이것이 훈련의 효과에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 비밀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