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해지기(raise the stakes)
상상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단계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은 극도로 의미 있고, 신체적으로 어려우며 구체적으로 긴급한 액티비티를 한다. 문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방금 전에 알게 되거나 발생한, 극도로 의미 있는 일을 가지고 들어온다. 그들은 단순하고 구체적인 관계를 가진다. 이제 둘 사이의 절박함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이들의 관계를 더욱 구체화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방에 있는 사람은 학급 동료 일 수 있으며 당신의 형이 약물과다로 인해 죽었다는 것을 방금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상태로 방으로 간다. 이러한 이전단계의 관계설정을 더 발전시킨다면 그냥 학급동료에 그치지 않고 형에게 약을 시작하게 하고 약을 공급했던 사람으로 설정하여 둘 사이의 반복을 더 극단적이게 만들 수 있다.
관계 맺기에 있어 적절하지 못한 경우는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할 때이다. 예를 들어 둘은 자매이다. 방안에 있는 당신의 동생이 인생에 한번 올까 하는 적역 오디션에서 떨어졌다는 것을 지금 알게 되었다 라는 상상이라면 이것은 누구에게 더 큰 의미가 있는 일인가? 그 일은 동생에게 더 큰 의미가 있으므로 당신이 그 일에 대해 공감하고 마음 아파할 수는 있지만 당신에게는 극단적으로 의미있는 일이 못된다. 오히려 당신이 배역을 잃었고 그 과정에서 동생이 피디에게 가서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된 것이라면 둘 사이의 관계는 아주 긴밀해진다.
앞서 설명한 ‘관점을 가지고 하는 반복훈련’은 내가 알고 있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상대와 반복훈련을 하는 과정이었다. 이와 같이 상상의 상황은 내가 알고 있는 상황, 즉 내 관점을 만들어주고 내가 매순간 어떤 반응을 하게 될지의 길을 인도해주는 역할을 하게 한다. 이 절박해지기 위한 단계에서 관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흔히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에 기대게 된다. 예를 들어 문에 들어온 사람이 넌 빌려간 내 차를 망가뜨렸어 하고 화를 낸다면 방에 있던 사람은 ‘미안해! 내가 잘못 했어’라고 말하는 일반적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 관점,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말한다면 난 차를 빌리지도 않았고, 망가뜨리지도 않았다 라는 사실에 근거해서 반응해야 진실하다는 것이다. 혹은 연습 전에 간단하게 가상의 현실을 동의하는 과정을 거칠 수도 있다. 넌 내차를 빌렸어. 넌 나와 함께 며칠 전에 식사를 했어. 우린 같이 차로 드라이브 했어. 이와 같은 단순한 사실을 공유한 후 반복을 하면서 아는 범위 안에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내가 차를 빌린 건 맞지만 난 망가뜨리진 않았어. 그래서 진실로 망가뜨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게 된다면 방에 들어온 파트너도 정말 이 친구가 자신의 차를 망가뜨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